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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유머, 교훈

이별의 편지

by brendy 2009. 9. 16.

전출가시는 교감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편지글이다.


<마지막 쪽지>
사랑하고 존경하는 OO가족들께

이제 정녕 헤어져야 할 시각입니다! 물과 같이 동행하다가 또 다른 물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을 경험해 보았지만 오늘처럼 아쉬운 순간도 드문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6개월 동안 사랑하는 OO가족들과 함께한 운명적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베푼 것보다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떠나는 나그네의 무거운 짐이 됩니다. 혹시 저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이 계신다면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아무런 불평 없이 협조해 주시고 또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주시던 OO님과 여러 OO님, 그리고 OOO 및 OOO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리면서, 평소 제가 애창하던 한시 한 수를 아쉬운 마음을 대신하여 남깁니다.

空手來空手擧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人生事如浮雲 인생사 모든 것이 뜬 구름과 같도다!
成墳墓客散後 묘지의 봉분을 만들고 문상객이 모두 돌아간 후
月黃昏山寂寞 달빛 비치는 산하는 적막하기 그지없구나!

끝으로 여러분들과 함께한 빛나는 OOOO에서의 보람되고 아프거나 즐거웠던 모든 일들을 제 인생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로 오래 오래 간직할 것을 약속드리며 마지막 쪽지에 점을 찍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OOOO년 O월 OO일
책상정리하며 O O O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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